30개월, 만 2세인 여아를 육아 중이다.
육아 휴직을 시작한지 어느새 6개월. 남들과는 좀 다르게, 신생아 때 육아 휴직을 쓰지 않았고 우리 가족의 사정상 현재 육아 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 때엔 오히려 아이에 대해 잘 몰랐고 지금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이 있다.
타지로 이사와 자리를 잡으면서, 아이는 생후 10개월 때부터 다니던 어린이집을 떠나왔다.
대신 영어를 쓰는 외국인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놀이방에서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생활한다.
완전히 바뀐 생활. 완전히 바뀐 놀이 문화.
놀이방의 사정 상 휴일인 경우도 많아서 종종 나와 단둘이 집에 있는다.
산책도 하고 놀러도 나가지만 요즘같은 경우에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꼼짝없이 집에만 있는다.
말이 어느정도 트여서 다양한 말을 하는 시기. 거기다가 어설픈 영어까지.
귀에서 피가 난다는게 무엇인지 느끼고 있다.
계속 새로운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 "엄마가 이거 해봐, 엄마가 들고 있어" 라는 요청들을 한다.
집중해서 놀아주기도 하지만, 지칠 때가 있다. 그래도 아이랑 대화해주는 사람이 지금 나밖에 없으니 내가 힘을 내서 계속 대응해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육아 관련 글을 찾아보다가 이런 내용을 보았다.
"아이가 혼자 노는 시간을 존중하라"
조금은 외로워 보일지라도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다양한 상상 속에서 어떤 것도 장난감으로 발전시키며 쓰임새를 개발해낸다.
공감이 갔다.
지금도 열심히 호응해준다고는 하지만, 식사 준비를 하거나 집안일에 집중할 땐 아이가 혼자 놀도록 방치(?)하는 시간들이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왠지 그러면 나쁜 엄마가 된 것만 같아 인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아이에게 대응하지 않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시간동안 아이가 무엇을 하고 노는지 한 번 기록해보기로 했다.

"엄마는 밥 준비해야하니까, 혼자서 놀고 있어. 무슨 장난감 가지고 놀래?"
이야기 한 날.
아이는 레고와 팔찌 만들기 장난감, 그림 맞추기 퍼즐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쌓아 놓았다.
그리고 나를 불러 "짜잔" 하고 보여 주었다.
놀이터를 만든 것 같아 칭찬해주었다.

달님이 플라워가든 장난감.
말 못하던 아기 때부터 가지고 놀아주던 장난감이다.
이제는 곧잘 혼자서 높이 높이 쌓아 올린다.
가끔 색 조합을 보면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한글 벽돌, 색연필, 퍼즐 등 눈에 보이는 건 죄다 줄 세우기를 해놓았다.
줄 세우기가 자폐의 증상 중 하나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맘때 어린이들이 하는 흔한 놀이이다.
정갈하게 줄 맞춰 놓은 장난감들이 귀여워 칭찬해주었다.
물론 치우는 것까지 직접 스스로 하도록 도와야 한다.

어느 날은 무너진 도미노처럼 한글 벽돌을 세워 놓았다.
줄 세우기도 참 다양하구나.

자석 블록을 사준지 몇 달이 되었다.
길을 이어 붙여서 위로 자동차가 지나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장난감이다.
처음엔 자석끼리 붙이는 것도 못했었지만 역시 한 두달동안 자주 만들어서 보여 주었더니 이제는 혼자 척척 만들어낸다.
길도 만들고 문자도 만들고 숫자도 만든다.


집중해서 뭔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다.
무엇이라고 생각하길래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까.
이제는 실효성 있는 일이 아니면 시작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동태 어른이 된 나와 다른 아이를 보며 나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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