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미식가

결벽증 인간의 마음에 쏙 든 칼국수 맛집 <당산 다래칼국수>

둥이 2024. 6. 18. 07:52
반응형

난 면 귀신이지만 직장인이 되기 전까지 칼국수를 먹지 않았다. 면이 좀 두꺼운 것? 우동과 달리 두꺼운 면 때문에 국물이 금방 걸죽해지는 것? 손칼국수의 매끈하지 못한 우둘투둘한 식감? 잘못 만든 곳에서 나는 밀가루 냄새? 이 모든 게 다 싫었다 ㅎㅎ

하지만 살면서 한 입 두 입 어쩌다 먹게 되고 조금씩 괜찮네- 하다가 내가 사먹는 지경(?)이 되었다.
당산엔 프렌차이즈가 아닌 다양한 개인 식당이 많아서 좋다. 다래 칼국수는 국수 식당계에서 단연 탑이다.
내가 제일 중시하는 청결, 맛, 가격 모두 완벽한 곳이다.

감자만두 4,000원 한 접시 추가했다.
밑반찬은 심플하게 단무지와 배추 김치.
그런데 저 배추 김치의 맛이 말 그대로 미쳤다.
사실 김치 맛집이라고 해두자. 


아주 아삭하고 매콤한 갓 담근 생김치
난 원래 국수 먹을 때 빨간 매콤한 국물을 더 좋아하는데 이 김치 때문에 하얀 국물을 주문하게 된다.
배추김치 국산.

가게 내부 분위기.
넓지않지만 좁지도 않다.
연두색 벽지와 벽돌무늬 포인트 벽은 촌스러운 인테리어이지만 깨끗하다. 천장이 밝은 색상이었으면 식당이 더 넓어 보였을텐데... 오지랍을 부려 본다. 

저렴한 가격의 감자만두는 가격보다 훨씬 맛있다.
부담없는 가격이라 사이드로 딱 좋다. 쫀득한 만두 피 맛이 일품이다. 
한 알 두 알 먹다보면 어느새 빈 접시.

드디어 나온 닭칼국수 8,000원
이게 이 집의 제일 기본 메뉴이다. 뽀얀 국물과 잘 찢어진 닭고기, 김가루, 따듯한 국물 맛 없을 수 없는 조합.
김치랑 먹으면 끝장난다.

이건 오늘 처음 주문해본 매생이칼국수 8,000원
알 수 없는 초록 국물을 먹는 다른 테이블들을 보며 도전을 할 지 말지 엄청 고민했다.
고민 끝에 에잇 그래 이 때 아니면 언제!(사실 자주 감) 하면서 주문해봤는데 안 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그냥 기절맛...

이렇게 나온 한 상
사진으로는 실감이 안나는데 저 국수그릇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완전 푸짐해서 남자 성인들도 놀라는 사이즈이다. 

일단 저 국수 그릇이 차려지면 흐뭇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면발에 얼기설기 감겨 들려오는 매생이.

매생이를 몇 번 먹어보긴 했지만 그래도 이 낯선 비주얼에 긴가 민가하면서 한 입 들었는데 박수가 짝짝짝.

고소하고 짭조름하고 미역인가하면서도 입에서 솜사탕처럼 사라지는 매생이.

김가루와 어우러져 더욱 풍미가 미쳤다.

한 젓가락 후루룩 한 다음엔 국물을 미친듯이 퍼 먹었다. 

비록 입가에 약간 매생이가 감겨 있을 수 있다. 매우 친한 사람들과 먹자. 

짭조름하니 해물 칼국수 먹은 듯 착각을 하며 맛있는 식사를 마쳤다. 양이 많아도 맛있는 건 못 참지. 한 그릇 싹싹 비우기 완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