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쏘울푸드는 떡볶이라던데. 난 떡볶이가 그렇게 맛있다고는 오랜 세월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그러다가 엽떡을 만났고, 매운 것을 좋아해서 엽떡의 매운 맛에 빠졌었다. 엽떡에서도 떡보다는 다른 사리들 먹는 게 더 맛있다고 느꼈다.
이후 즉석 떡볶이에 한 때 빠진 적이 있다.
역시 떡이 맛있다기 보다는 다 먹고 난 뒤 볶아 먹는 밥이 맛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서서히 떡볶이에 스며들어갔다. 지금은 주기적으로 떡볶이가 생각난다. 바삭한 튀김이나 주먹밥과 함께 먹는 매콤달콤한 떡볶이!
그 유명한 또보겠지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
홍대점이 더 유명한 것 같던데, 강남점으로 가게 되었고 오픈 시간 30분 전에 갔는데도 대기하고 있는 팀이 몇 팀이 있어 놀라웠다. 떡볶이가... 그 정도란 말인가...
오픈 시간이 되어 입장한 식당 안은 아담했다.
그리고 온갖 캐릭터 잡화물로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오... 랜만에 보는 피카츄, 미니언즈..
아기자기한게 어린 친구들 취향에 맞을 것 같다.
떡볶이 집에도 잘 어울리는 컨셉이다.
테이블은 열개 남짓. 주문은 가게 밖에서 미리 키오스크로 할 수 있다.
검색해보면 어떤 사리를 넣어야 맛있는지 추천 조합이 많이 뜬다. 주로 숙주나물을 추가하라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남의 말만 듣고 주문할 수 없지..(?) 우리는 달걀만 추가한 기본형으로 주문했다.
오픈런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빠르게 입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앞치마 또한 귀엽다. 미술시간인 줄 알았다.
담겨 있는 단무지는 좀 실망적으로 얇다.
오픈하자마자 들어간 첫 손님, 아직 떡볶이가 나오지 않았는데 물병에 떡볶이 빨간 국물 자국들은 왜일까
결벽증 인간의 눈에 거슬리기 시작한다.
떡볶이가 나왔다.
기본형만 시켰는데도 여러가지 사리가 충분히 들어 있는 것 같다.
결벽증 인간은 냄비 주변을 유심히 살펴 보기 시작하지만 딱히 눈에 띄는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일행이 꼭 시켜야한다고해서 시킨 버터갈릭 소스를 뒤집어 쓴 감자튀김
즉석 떡볶이집들이 다 이런 감자튀김을 팔던데 또보겠지가 원조인 듯 하다.
매콤한 떡볶이랑 찰떡궁합 인정한다.
가격도 착한만큼 양도 많지 않다.
네 명이서는 인당 몇 개 집어 먹으면 끝난다.
사실 하나 더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여기는 떡볶이 집이 아니라 감자튀김 집이다.
즉석 떡볶이 집 여러 곳 가봤고 항상 감자튀김도 시켜 먹어봤었는데 또 보겠지만큼 감동적인 맛의 감자튀김은 없었다.
이곳의 감자튀김 맛은 상상 이상이었다.
시즈닝 가루에 무언가 겁나 맛있는 걸 탄 게 분명하다. 약간 불량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아주 맛있는 맛이 입안을 휘감는다.
마지막 한 조각 남았을 때 모두가 서로의 눈치를 봤던 것 같다.
감자튀김에 반해 있는 사이 떡볶이가 알아서 익었다.
약간 국물이 많아 보이는데..? 라고 생각이 들 땐 약간 더 졸여주자.
금방 국물을 잔뜩 머금은 맛있는 떡볶이로 변신한다.
떡볶이에는 역시 양배추와 깻잎이 찰떡궁합이다.
야들야들하니 촉촉하니 떡볶이 국물을 잘 흡수한 맛있는 채소들이 떡볶이를 먹는 죄책감을 조금 덜어준다.
그래도 난 채소를 먹었어 라며...
계란 추가는 필수!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계란은 환상의 맛. 그러면서 또 단백질을 보충했다고 위로를...
그러고보니 떡볶이 국물은 안 어울리는 재료가 없구나.
난 면의 종류를 섞어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떡볶이는 어쩔 수 없지.
라면사리와 쫄면사리가 모두 들어 있다.
즉떡을 먹을 땐 바닥에 이 면들이 눌러 붙지 않게 꼭 잘 저어 주어야 한다. 안 그러면 볶음밥 먹을 때 바닥에 잔뜩 눌러 붙은 면들 때문에 찝찝하다.
그리고 면이 불기 전에 떡보다 빠르게 건져서 얼른 먹자.
이 꼬들한 라면이 퍼지는 꼴을 볼 순 없다.
전체적으로 떡볶이가 특별한 미친 존마탱이다라고 할 순 없지만 착한 가격에 쌈박하게 한 번씩 먹을만 추억의 맛이다. 하지만 감자튀김만큼은 특별하고 미친 존마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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