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쪽 강남역은 회사원들의 통행로.
각종 식당이 즐비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건물이 있다.
다른 식당들은 아무래도 오래되고 관리되지 않는 듯한 외관을 가진 곳도 많은데, 이 건물은 일단 회사 건물로 깔-끔 하기 때문이다.
건물이 깔끔하고 신식이면, 화장실도 관리가 잘 되고 깨끗한 편이다.
난 어느새 식당 건물의 화장실 위생도를 더 주안점으로 보게 되었다. 내가 식당의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게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식당 사람들이 청결한 화장실을 이용했으면 한다.
효뜨는 강남역 4번 출구 358타워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사실 이 식당에 가려던 것은 아니었다. 옆에 있는 찜닭집에 가려고 한 건데 일행이 늦어 식당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인테리어가 동남아 풍으로 휴양지 느낌이 나길래 구경하고 있었는데 보다보니 맛집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일단 식당 앞에 의자들과 대기하면서 마실 수 있는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매일 줄을 선다는 것인데...
이 엄청난 블루리본들
4년 연속 블루리본을 받은 곳이었다.
오호... 약간의 궁금증이 더해진다.
일행이 오기 전에 마음대로 약속 장소를 바꿔버렸다.
찜닭말고 나 믿고 한 번만 여기 가보자.
베트남 쌀국수를 약간의 퓨전으로 파는 곳 같은데, 메뉴판의 그림들은 살짝 별로다.
이 중 효뜨 쌀국수가 시그니처 아니겠어? 라는 생각으로 효뜨 쌀국수를 시켜 본다.
보통의 쌀국수 집은 소고기가 메인이고, 맑은 소고기국 같은 국물이 디폴트인데 이 곳은 독특하게도 해산물과 빨간 국물이 재료인 효뜨 쌀국수가 시그니처다.
매운 걸 사랑하는 나는 마음에 들기 시작한다.
사이드로 파파야 샐러드나 춘권 하나 시켜볼까? 싶었는데 사이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수저 젓가락 통이 굉장히 현지 느낌 난다.
약간 아쉬운 점은, 젓가락이야 그렇다 쳐도, 숟가락의 머리 부분이 위로 나와 있는 것이다.
짧은 숟가락이라 이렇게 되면 수저의 머리를 손으로 잡을 수 밖에 없다.
너무.. 너무 비위생적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뭐 만지고 왔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온통 저 수저 머리들을 만져댔을 것이다.
찝찝함 추가 +1
밝은 나무색 타일 바닥과 짙은 나무색 인테리어, 중간중간 초록초록한 플랜테리어는 동남아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예쁘다.
점심시간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이 많아져 음식이 생각보다 좀 늦게 나왔다.
일단 비주얼은 오잉띠용 뭔가 엄청 많이 들어가 보이는데 이게 과연 맛이 날까 싶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지금 글 쓰면서도 생각나는 국물 맛.
당장 달려가서 한 그릇 원샷 때리고 싶다.
약간의 매운 맛이 있는 똠얌꿍 국물 맛이다.
똠얌꿍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니고 일생에 서너번 먹어봤나 싶은 정도인데, 이 집은 정말 맛있었다.
부들부들한 쌀면과, 충분히 들어 있는 깐 새우, 오징어, 조개
톡톡 씹히는 방울 토마토, 부드러운 숙주나물 모든게 완벽한 국물
해산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쌀국수는 고기를 고집해왔는데 효뜨 쌀국수 먹고 생각이 바꼈다.
게다가 양도 어찌나 많은지, 그릇은 작아보이는데 먹다보면 배가 너무 부르다.
사이드로 시킨 야채 춘권 사이즈도 어마어마하다.
보통의 손가락 사이즈가 아니다.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특대 사이즈의 춘권
이 조합이 너무나 좋아서 다음에 또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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