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덮밥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나 됐을까? 20대 중반까지는 먹지 않았다. 일식집에 가도 주문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지..ㅎ
그냥 구워 먹는게 제일 맛있는 생선을 간장에 졸여서 밥 위에 덮어놓고 생강이랑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일 이해가 되지 않는건 우리 나라의 보리굴밥처럼 밥을 물에 말아서 장어를 같이 먹는 것... 그렇게 한참을 장어덮밥과는 멀리 지내다가...
어느날 일본으로 출장을 가서 선배의 추천으로 장어 덮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는데 처음 먹어보는 장어덮밥은 담백, 고소, 든든 그 자체였다.
그 뒤로 장어초밥은 참치초밥 다음으로 제일 잘 먹는 초밥이 되었고 난 어른이 되었지!
당산역 쪽 양산도는 오래된 장어집이었는데 깔끔하게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일본식 식당으로 운영 중이다.
로고에서 느껴지는 장어의 기운!!
회사 사람들이 점심 접대용 식사로 깔끔하니 좋아보이는 이 곳, 실제로는 데이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분위기가 정갈하고 괜찮음.
깔끔한 숟가락, 젓가락 세팅
그리고 저 나무 판떼기는 무엇인고 했는데 메뉴판이었다.
장어를 히츠마부시라고 하는군!
히츠마부시 한 상에 25,000원으로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 저 한 상은 성인 여자가 먹기에도 약간 부족하다.
특 히츠마부시 34,000원짜리를 먹어야 "아~ 잘 먹었다"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오늘도 특 히츠마부시를 시킨다....
혹은 25,000원짜리 히츠마부시에 사이드를 시켜서 곁들여도 좋을듯!
오픈 주방
제일 맘에 든다.
직원들은 모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계신다. 역시 위생에 민감한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식당이다.
매장은 특이하게 길쭉하게 생겨서 넓은 건 아닌데 좁지도 않다.
나무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따로 방으로 된 테이블은 없어서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는 조금 어울리지 않다.
대접을 해야하지만 조금 친근한 사이일 때나, 데이트할 때 오기 좋아 보인다.
저 사진 속 우측의 액자에는 옛날 양산도의 모습이 걸려 있다. 정말 오래된 맛집이라는 게 느낌이 오고, 그런 맛집일수록 완전히 분위기를 바꾸기 어려운데, 현대식으로 싹 바꾼게 참 마음에 든다.
드디어 나온 히츠마부시 한 상. 특이다.
밑반찬들은 똑같다. 샐러드와, 냉메밀국수(여름이라 그런듯), 계란찜, 된장국이 나왔고, 곁들여 먹을 김가루와 쪽파, 녹차물이 나온다.
솥단지 열어보는 느낌으로 두근두근 뚜껑 개봉
윤기가 좌르르르 흐르는 장어 덮밥이 나타났다.
살짝 탄 부분이 군침이 더 돌게 하고, 밥알 하나 보이지 않게 꾹꾹 채워진 장어의 살이 설레게 한다.
이제 내 입안으로 쏙~
1/4은 그냥 먹고
1/4은 김가루랑 쪽파랑 비벼먹고
1/4은 녹차물에 말아서 먹고
1/4은 그 중 가장 맛있는 방법으로 먹으라고 직원분이 설명해주셨다.
나는 두번째 방법이 입맛에 딱 맞았다.
히츠마부시 (특)
한 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다.
성인 여자는 특 사이즈가 딱 좋음
아마 일반 히츠마부시 한 상은 모자랐을 것 같다. 내 뱃속에 장어가 이렇게 많이 들어가다니.
몸보신 제대로 했다. 이제 곧 여름이 다가오는데 한 끼를 먹더라도 돈 조금 더 보태서 건강식으로 채워보자.
밑반찬으로 나온 것들 중에서는 샐러드와 부드러운 계란찜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이 메밀국수.
장어 덮밥 먹느라 정신없어서 한 입도 대지 않고 있었는데 입가심으로 딱 좋았다.
오동통한 장어로 뱃 속을 채우고 이 시원한 메밀국수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었다. 음식의 조화란!!
별 날 아닐 때 먹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기에 한... 계절이 바뀔 때 쯤? 또 한 번 가서 든든하게 보양식 먹는 느낌으로 몸을 채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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